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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림' 리뷰 – 유쾌함 속 깊은 감동, 희망을 향한 패스

mocalinen 2025. 4. 21. 08:00

영화 '드림' 리뷰 – 유쾌함 속 깊은 감동, 희망을 향한 패스

2023년 개봉한 영화 **「드림」**은 ‘극한직업’, ‘스물’ 등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작품으로, 이번에는 축구라는 소재를 통해 좌충우돌 인간 군상의 따뜻한 성장 이야기를 풀어낸다. 박서준과 아이유(이지은)라는 두 주연 배우의 만남부터 기대를 모았던 이 작품은 단순한 스포츠 영화에 머무르지 않고, 웃음과 감동, 사회적 메시지를 버무려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줄거리 요약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이미지가 바닥까지 추락한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는 선수 생활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사회 봉사 차원으로 노숙인 축구 국가대표팀의 감독 역할을 맡게 된다. 마지못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점점 진심으로 팀원들과 마음을 나누게 되고, 그들과 함께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낯선 무대에 도전한다.

이 팀의 여정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하는 제작자 **소민(이지은 분)**은 처음엔 시청률만을 노리는 냉정한 방송인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선수들의 삶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응원하게 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세계에 있던 인물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우리는 ‘꿈’이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캐릭터와 연기력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캐릭터들이 모두 살아 숨 쉰다는 것이다. 박서준은 평소의 반듯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기적이고 다소 유치한 인물인 홍대를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처음엔 무심하고 이기적인 모습이지만, 점차 변화하는 그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내 관객에게 진정성 있는 감동을 전달한다.

이지은은 특유의 현실적인 매력으로 ‘소민’이라는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녀는 단순히 이야기의 조력자가 아니라, 작품 속에서 스스로도 변화하고 성장하는 인물로 그려지며 서브 주인공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팀원으로 등장하는 노숙인 캐릭터들도 각자의 사연과 개성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단순한 조연이 아닌, 저마다의 상처와 사연이 있는 사람들로 묘사되어 영화에 깊이를 더한다.

스포츠 + 휴먼 드라마의 절묘한 조합

‘드림’은 단순한 스포츠 영화가 아니다.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실제 존재하는 대회를 배경으로, 사회의 음지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들이 겪는 편견과 현실적인 어려움을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영화는 무겁고 진지할 수 있는 주제를 유쾌하고 위트 있게 풀어낸다.

코미디와 감동의 균형을 잡기 위해 이병헌 감독 특유의 리듬감 있는 대사와 장면 전개가 큰 역할을 한다. 관객은 웃다가도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웃음과 눈물의 타이밍이 적절해, 감정선이 과하지 않고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메시지와 여운

‘드림’은 결국 꿈에 대한 이야기다. 누구나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변화한다. 이 영화는 꿈이란 반드시 이뤄야만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음을 말한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이들이 겪는 변화가 단순한 외적인 성공이 아닌 내적인 회복이라는 점이다. 자존감, 소속감, 인간 관계 속의 신뢰 — 이런 것들이야말로 이 영화가 강조하는 진정한 '드림'이다.

또한 영화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선을 바꾸게 만든다. 노숙인을 단순한 동정의 대상으로 그리지 않고,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조심스럽고 따뜻하게 전한다.

총평

‘드림’은 유쾌하면서도 울림 있는 이야기, 입체적인 캐릭터, 현실과 희망을 잇는 메시지까지 모두 갖춘 작품이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유머 감각과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어우러져, 부담 없이 보기 좋지만, 보고 난 뒤에는 여러 가지를 곱씹게 만드는 여운이 있는 영화다.

마음이 지쳤을 때, 삶에 희망이 필요할 때, 혹은 그냥 웃고 싶을 때 ‘드림’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꼭 극적인 성공이나 극복이 아니더라도, 진심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드림’은 우리 모두에게 잊고 있던 꿈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 준다.